연비에 안좋은 습관들...
고유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은 매우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유지하는데 그 만큼 기름값의 비중이 커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물론 차를 선택함에 있어서 연비 등급이 우수한 차를 선택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같은 배기량에서는 메이커의 차이 보다도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의한 연비 차이가 휠씬 더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연료를 아낄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연료 소모를 줄이는 운전 습관이라는게 도대체 무엇일까요? 아래에 연료 소모를 줄이는 방법들을 제시해 보았습니다. 천천히 읽어 보시면서 여러분들 자신의 과거 습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하나둘씩 짚어 나가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급가속 급출발을 하지 않는다.
정지한 물체를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천천히 움직이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즉, 지금 출발해서 100미터 앞의 신호대기에 멈춘다고 가정해 보면 급출발을 한 경우보다 스무스하게 출발시켜 목표 지점에 도달한 쪽의 연료 소모가 훨씬 적습니다. 사람도 전력 질주하는 것 보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달린 경우가 같은 거리를 달렸을 때 체력 소모가 적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엔진 내부에서는 차가 달리는 동안 휘발유를 분무기처럼 뿜어내면서 연소시키게 되는데 액셀 페달을 급히 밟으면 순간적으로 엄청난 양의 연료를 강제로 엔진에 쏟아 붓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덕택에 차는 쏜살같이 튀어 나가지만 사실 연료를 쏟아부은 양에 비하면 그다지 차가 잘 나간 것도 아닙니다. 연료도 100% 연소되지 못했으며 그나마 연소된 휘발유가 충분히 차의 가속력으로 변환된 것도 아니니 결국 도로에 아까운 휘발유만 분무기로 뿜어서 버린 셈이지요. 액셀 페달량=연료량이라고 생각하십시요. 부드러운 출발과 부드러운 액셀 페달 조작은 연료 소모를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습관입니다.
주행중에는 되도록 브레이크를 쓰지 않는다.
차를 정차시킨다든가 앞차와의 간격이 갑자기 좁아진다든가 하는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안전을 위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간혹 보면 일정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액셀페달을 밟았다가 다시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운전자가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 우리도 무의식중에 속도를 너무 높인 나머지 뒤늦게 브레이크를 조작할 때가 있을겁니다. 브레이크를 조작한다고 그 자체로 연료가 소모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행중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행동은 그 만큼 불필요한 가감속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브레이크를 자주 밟지 않도록 평소에 불필요한 가속을 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특히 브레이크 조작후에는 다시 액셀 페달을 밟게 될테니 가능하면 액셀 페달의 조작만으로 속도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전방의 차간 거리가 넉넉하고 충분히 안전이 확보된 경우에 말이죠.
엔진브레이크를 잘 활용한다.
일반 운전자들은 엔진브레이크의 효과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엔진브레이크란 말 그대로 엔진이 브레이크 역할을 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액셀 페달을 밟으면 연료가 타면서 엔진이 자체적으로 회전하지만 액셀 페달을 놓으면 반대로 차의 관성에 의해 타이어가 엔진을 돌려주게 됩니다. 즉, 타행 주행시에는 엔진이 저항으로 작용한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기어단이 높을 때에는 이 저항력이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엔진브레이크를 강제로 걸어주기 위해서는 액셀 페달을 놓은 후 기어를 한단 정도 내려주어야 합니다. 수동 변속기의 경우 5단 주행중이었다면 4단으로 내려주고 자동 변속기의 경우는 O/D OFF스위치를 누르거나 하여 3단으로 변속시켜 주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엔진 회전수가 갑자기 상승하면서 완만한 제동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엔진 브레이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연료 소모와 관련있을까요? 오히려 엔진 회전이 상승했다면 연료 소모가 더 많아진 건 아닌가요?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엔진은 액셀 페달을 밟지 않고 엔진 회전수가 약 1500rpm 이상 상승하면 자동으로 연료 공급을 중지(cut)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연료 절감의 힌트입니다. 예를들어 시속 70km로 달리다가 감속하려고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고 변속단을 한 단 낮춰주면 차 속도가 거의 시속 20~30km가 될 때까지 연료가 전혀 소모되지 않습니다. 완전히 공짜로 달린 셈이지요. 물론 차가 감속되면서 엔진 회전수가 약 1200rpm 정도 되면 다시 자동적으로 연료가 공급되므로 시동이 꺼지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변속단을 강제로 낮추는 엔진 브레이크는 너무 높은 속도에서 사용할 경우 엔진 회전수가 지나치게 상승하여 위화감이 생기므로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연료 절감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어차피 그 정도 속도에서는 변속 조작 없이 액셀 페달만 놓아도 연료-컷 기능이 동작하기 때문입니다. 어쨋든 엔진 브레이크는 연료 절감과 풋 브레이크의 수명 연장이라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있으므로 평소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경제속도를 유지하면서 순항한다.
차의 속도와 연료 소모의 사이에는 최적의 조건이 있습니다. 즉 효율이 가장 좋은 운전 조건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지요. 자동차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데 무조건 천천히 달린다고 연료를 적게 쓰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빨리 달린다고 해서 연료를 적게 소모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정확히 얘기하자면 엔진의 연료 소모율 곡선에 있어서 그 소모량이 최적화된 엔진 회전수와 액셀 페달량으로 운전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실도로의 운전조건에서 일반 운전자가 그 포인트를 맞춰 나가는 운전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엔진 특성을 이해한다면 여기엔 몇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되도록 높은 변속단으로 기어를 넣고 되도록 낮은 차속에서 액셀 페달을 최소로 밟아 운전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수동 변속기라면 5단을 넣고 액셀 페달을 조금만 밟은 채로 시속 60km/h 정도의 속도로 계속 정속 주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속도가 연비 최적점은 아니겠지만 도로의 구배를 고려하여 시속 약 60~70km 정도로 정속 주행하면 그 보다 낮은 속도 또는 높은 속도로 액셀 페달을 많이 밟아 운전하는 것보다 연료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오토차의 경우는 댐퍼 클러치라는 직결 기구가 작동하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므로 4단 상태에서 액셀 페달을 20% 정도 밟은 채로 시속 70~8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여야 합니다. 물론 최적의 속도는 메이커나 차종마다 다소 차이는 나겠지만 대충 이 정도의 범위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내 주행이나 고속도로 주행보다 일반 국도를 달릴 때 연료 소모가 적다는 통설을 뒷받침 해주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액셀 페달을 밟았다 놓았다를 자주 반복하는 쪽이 연료 소모가 많으므로 가능하면 액셀 페달을 조금만 밟고 계속 유지하는 기분으로 주행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액셀 페달을 깊게 밟을수록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 유입량이 밚아지고 그 공기량에 비례해서 연료량이 제어되므로 일정 속도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가급적 페달을 조금만 밟고 마치 항공기나 여객선이 순항하듯 스무스하게 운전하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정지시에는 변속 레버를 "N"으로 뺀다.(오토차)
오토차에 있어서 정차시 "N"으로 두는 것이 좋은지, "D"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중립 상태인 "N"에 두는 것이 연료 소모에 유리합니다. 엔진의 아이들(idle) 회전수는 "N" 이든 "D" 든 별 차이가 없지만 변속 레버를 "D"에 두게 되면 자동 변속기의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같은 회전수를 유지해야 하므로 엔진 제어장치는 더 많은 연료를 분사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중립 상태에서 아이들 회전수가 700rpm이라고 가정하면 레버를 "D"에 두어도 엔진은 변함 없이 700rpm을 유지하겠지만, 사실은 800~900rpm을 유지할 만큼의 연료가 공급되므로 "D" 상태의 변속기 부하에도 불구하고 엔진은 700rpm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따라서 신호 대기등에서는 변속 레버를 "N" 으로 옮겨 두는 것이 연료 소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신호가 갑자기 바뀔 경우 레버를 "D"로 옮기면서 급하게 액셀을 밟게 되면 심한 변속 충격이 발생되면서 변속기 내구성을 악화시키므로 "D"로 옮긴 후에는 한박자 쉬었다가 출발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출발하는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때에 한해 오토차의 레버를 중립에 넣는 것이 좋으며, 신호 대기등에서는 재 출발을 염두에 두고 다른 곳에 한눈을 팔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기름 아끼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5분 이상 정차할 것이 예상되면 시동을 끈다.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 엔진이 공회전을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기름 낭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차가 정지할 때마다 시동을 끄면 어떨까요? 엔진 시동시에는 약 20~30초 동안 엔진이 공회전한 만큼의 연료가 소모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너무 자주 시동을 껐다 켰다 것도 연료 절약에 도움이 안됩니다. 게다가 너무 자주 시동을 걸어줄 경우 스타터 모터의 내구성이라든가 배터리 과소모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정차 시간이 길 것이라고 판단될 때에 시동을 꺼 주는 것이 좋겠지요. 대략 5분 이상 정차한다면 엔진을 끄는게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연료도 절약될 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을 줄이는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참을 수 있다면 에어컨을 끈다.
에어컨을 켜게되면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커지므로 가속이 더뎌지고 그만큼 액셀 페달을 더 밟고 주행해야 하므로 연료 소모량이 크게 늘어납니다. 특히 공회전 상태에서도 에어컨 작동시에는 엔진 회전수가 평소보다 상승되므로 정지든 주행이든 연비에는 매우 불리하지요. 따라서 창문을 열고 달리는 정도로도 견딜만 하다면 가급적 에어컨은 켜지 않고 달리는 쪽이 연료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겨울철 히터의 경우는 연료 소모와 무관하므로 걱정말고 히터를 작동시킨 상태로 운행하세요.
차 외부에는 액세서리를 붙이지 않는다.
자동차가 달릴 때는 차량 전면에 공기 저항이 작용합니다. 이 공기 저항은 천천히 달릴 경우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고속 주행을 하는 상태라면 결코 무시 못할 만큼의 저항이 됩니다. 이 공기 저항은 차 외부의 형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유선형 차체가 연료 절감에 유리한 것도 이 때문이죠. 그런데 자동차의 외부에 액세서리를 장착하게 되면 이는 차의 공기 저항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보닛에 붙이는 장신구, 사이드미러 위에 다는 보조 미러, 썬 바이저, 스키 캐리어 등등 각종 익스테리어 액세서리류는 차의 공기 저항을 적지 않게 증가시켜 연비를 나쁘게 할 뿐 아니라 자칫 안전 운행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짐을 싣고 다니지 말 것.
차의 무게 또한 연료 소모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그 만큼 연료 소모도 많아집니다. 사실 트렁크를 열어보면 불필요한 짐을 항상 싣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것은 무의식중에 연료를 낭비하는 요소가 되지요. 따라서 꼭 필요한 것들, 즉 스페어 타이어, 비상 공구류, 안전 삼각대, 간단한 청소도구를 제외하곤 차에 싣고 다니지 않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시다. 간혹 겨울철에 사용한 스노우 체인을 여름철에가지 트렁크에 계속 넣어두고 다니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 역시 기름을 낭비하는 좋지 못한 습관입니다.
타이어 공기압은 약간 높게 맞춘다.
타이어 공기압은 낮은 경우가 높은 경우보다 대부분 불리합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낮으면 주행시 스탠딩 웨이브 현상에 의해 타이어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자칫 파열의 우려가 있으며 연료의 소모량도 크게 증가됩니다. 공기압이 높을수록 타이어와 접지면 사이의 마찰이 줄어서 차는 가볍게 나가고 또한 가볍게 가속되므로 연료 절약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공기를 너무 많이 넣으면 승차감이 나빠지고 제동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므로 규정치보다 약간만 더 넣는다는 생각으로 공기압을 관리하십시요. 가령 30psi가 규정치인 타이어라면 32~35psi 정도로 공기압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공기압이 낮은 상태에서는 운행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연료 소모량도 문제이지만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한두달에 한번쯤은 꼭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안전과 연료 절약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첫 시동후 엔진 공회전 상태를 오래 방치하지 않을 것.
겨울철에 보면 첫 시동을 걸고 5분 이상 방치하는 차량을 흔히 보게 됩니다. 예열을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시동후 약 20~30초가 지나면 더 이상의 예열은 별 의미 없습니다. 연료 소모만 늘어날 뿐입니다. 겨울철이라도 시동후 30초 이상 공회전하는 것은 삼가야 하며 어느 정도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천천히 주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엔진의 온도를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시동을 건 직후 곧바로 가속 페달을 심하게 밟아주면서 주행하는 것은 차에 무리가 가므로 좋지 않겠지만 시동후 공회전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불필요한 연료 소모가 늘어나고 점화 플러그에 카본이 끼는 원인이 되므로 첫 시동후 공회전 상태를 오래 방치하지 마세요.
평소 규칙적인 정비 습관을 가질 것.
사실 연료 절약은 어느 한순간에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은 꾸준한 차량 관리가 먼저 요구된다고 보셔야 하겠지요. 즉, 엔진 오일이라든가 미션오일 또는 에어 클리너등을 교환 주기에 맞추어 제 때 교환해주므로써 엔진과 변속기의 컨디션을 항상 최상으로 유지한다든가, 또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타이어의 공기압을 잘 관리한다든가 하는 규칙적인 정비 습관이 연료 절약을 약속해 주는 것이지요.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똑같은 운전 조건이라면 정비 상태가 잘 된 차가 그렇지 못한 차보다 연료 소모가 적습니다. 평소 차에 관심을 갖고 연료의 낭비 요소가 없는지 눈여겨 보는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